이러면 억울하지… 전기차주들 오열하게 만들 ‘자동차세 폭탄’ 코앞?

자동차세 관련 국민참여토론, 열띤 논의 이어져

지난달 1일, ‘배기량 중심 자동차세 부과 기준 개선’에 대한 국민참여토론이 시작됐다. 기존의 ‘배기량’ 중심 자동차세를 ‘가격’이나 ‘운행 거리’ 등 다른 요인을 기준으로 개편하자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비싼 해외차나 전기차 모델에 비해 비교적 높은 자동차세를 내고 있던 차주들은 적극 찬성하는 한편, 전기차 소유주의 경우 ‘세금 폭탄’을 맞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행 자동차세 테슬라 모델 X는 10만원, 아반떼는 22만원

현재 약 2000만원에 불과한 아반떼는 연간 22만원의 자동차세를 납부하는 반면 1억 5천만원에 달하는 테슬라 모델 X의 자동차세는 연간 10만원 대에 불과하다. 배기량이 현행 자동차세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모델 X와 판매가격이 유사한 국산 세단인 제네시스90의 자동차세는 연간 130만원에 달한다. 국산 내연차 차주들의 불만이 터져나오는 이유이다.

이번 국민참여토론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자동차세를 ‘가격’이나 ‘운행 거리’ 등 다른 합리적 요인을 기준으로 하자는 의견이 주목을 받았다. ‘자동차세의 취지를 재산 가치와 환경오염 등을 감안한 세금으로 이해한다면 배기량을 기준으로 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막상 개정 시도에는 반발?

하지만 이렇게 불합리해 보이는 자동차세를 개정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위와 같은 자동차세 개편이 전기차 보급에 저해될 것이라는 우려가 존재한다. 차량 가격을 기준으로 한다면 동급 내연차에 비해 가격이 더 나가는 전기차 특성상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희구 한국 전기차 사용자협회 이사는 “환경을 생각해 불편을 감수하며 전기차를 타는 사람들도 있다”며 개편안에 난색을 표했다.

이중과세나 과세 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논란도 존재한다. 비싼 자동차의 경우 차량을 구입할 당시에 비교적 높은 개별소비세(이른바 ‘개소세’)를 내기 때문에, 자동차세마저 가격을 기준으로 변경한다면 이중과세가 문제될 수 있다. 또한, 다른 일반 물품들에 비해 옵션이 세분화 되어있고 이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인 자동차 특성상, 같은 차량이라도 옵션 하나 때문에 세금 차이가 발생할 수 도 있다.

자동차세 개선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 많아

이러한 자동차세 개편 문제는 차주들의 다양한 입장과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복잡한 과제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이해관계자 간 완벽한 합의가 이루어질 때 까지 큰 진통이 이어질 전망이다. 또한, 한미 FTA를 포함하여 외국과의 조약에 자동차세 과세 기준이 명시된 경우도 있어 문제가 될 수 도 있다.

형평성을 갖추되 전기차 보급과 환경 보호를 모두 고려하는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이에 따른 조정이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공평한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