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회심작 ‘EV9’, 다소 비싼 가격에 고전
기아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 다소 부담되는 가격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사전계약 당시 1만 대가 넘는 물량이 계약되어 큰 기대를 받았으나, 막상 공식 출시 이후에는 상당수가 이탈하며 실제 판매 대수는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성능이나 디자인 측면에서는 준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700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이 일반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도, 판매된 EV9 두 대 중 한 대는 가격 부담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법인이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충격적인 임직원 할인가 공개됐다
그런 한편, 기아가 자사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약 30% 규모의 EV9 할인 판매에 나섰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기아의 임직원은 기존 7337만~8169만원에 판매되는 EV9 에어와 어스 트림을 30% 가량 할인된 5000만원 초반 대에 구매할 수 있다.
EV9 동일 트림, 옵션 기준 실 구매가의 차이는 약 3500만원에 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EV9 한정, 근속 연수 기준 없어… 각종 혜택도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이번 임직원 할인은 더욱 충격적이다. 기아의 경우, 신차 출시 이후 6개월이 경과한 모델만 할인을 해왔지만 이번 EV9의 경우 출시 석 달이 갓 넘은 따끈따끈한 신차이다.
또한, EV9 한정으로 통상적인 근속 연수 기준도 없고 이미 임직원 할인 혜택을 받은 경우에도 이번 EV9 할인 혜택을 중복하여 받는 것도 가능하다. EV9을 구매하면 기존 구입 차량도 2년 판매 제한에 상관없이 즉시 되팔 수 있다는 파격적인 혜택도 내걸었다.
유료 사양에 해당하는 ‘라이팅 패턴 사양’과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2 사양’도 평생 무료로 쓸 수 있다.
‘재고털이’인가 ‘마케팅’인가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온라인 커뮤니티를 위주로 ‘제 값 다 주고 산 소비자는 호구냐’며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이에 기아는 ‘임직원 대상 직접 경험 확대를 통한 상품 우수성 홍보’ 차원의 할인이라며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구체적인 할인 가격과 혜택 등이 공개된 만큼 논란이 쉽게 사그라들지는 의문이다. 또한 업계에서는 마케팅 목적이라기보다는 판매 부진으로 인한 ‘임직원 대상 재고털이’로 보는 것이 맞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시장 교란에 ‘세금’ 문제 우려까지
물론 임직원 할인을 통한 간접 홍보나 마케팅은 회사가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영역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번 논란이 가중되는 것에는 이러한 임직원 할인으로 시장이 교란되고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비슷한 가격대의 경쟁 모델이나, 중고차 가격에 있어 큰 혼란이 야기될 것이 예견되는 만큼 피해를 보는 소비자가 다수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취등록세나 보조금 측면에 있어서도 혜택이 부여되어 ‘홍보용 할인’이라는 해명에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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