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중고차 사업 진출 본격화
현대차가 3년간의 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중고차 사업을 시작한다. 2020년 중고차 매매업이 중소기업적합업종에서 풀려난 이후 3년 여만이다.
2020년 10월, 현대자동차그룹은 중고차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국내 완성차 제조사 중 최초로 중고차 사업에 발을 들였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현 시점, 용인의 중고차 매매 단지에서 중고차 사업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이 포착됐다. 업계에서는 이달 중순부터 양산 중고차 센터를 오픈하고 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대차그룹의 인증 중고차 판매는 국내 완성차 제조사 중 첫 번째로 진행하는 중고차 사업이다. 현재 국내 진출한 20여 개의 수입차 브랜드가 인증 중고차 판매를 진행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진짜 ‘신차급 중고차’가 온다
대부분의 중고차 판매 업체에서 매물을 홍보하며 사용하는 수식어는 ‘신차급 중고차’이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이를 곧이곧대로 믿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경우는 이야기가 다를 것으로 보인다.
용인의 중고차 매매 단지에 약 1만㎡의 공간을 오토허브에 임대한 현대차그룹은 ‘현대 인증’, ‘기아 인증’ 간판 아래 다양한 종류의 차량들을 주차해 놓았다. 주로 1~2년 차의 신차급 차량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대에서는 코나, 그랜저, 아반떼, 기아에서는 레이와 K3 등의 차량이 주요로 관찰된다.
이러한 차량들은 현대의 체험용 시승차나 현대캐피탈의 리스, 장기 렌트 차량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믿을 수 있는 ‘신차급 중고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검증도 꼼꼼하게, 브랜드파워 살린다
현대차그룹은 ‘5년 이내 출고된 차량 중 주행거리 10만 km 이하인 자사 브랜드 차량을 사들여, 이 중 200여 개 품질 테스트를 통과한 ‘신차급 중고차’만을 판매한다’는 전략을 구성하고 있다. 특히, 신뢰도 높은 매물을 확보하기 위해 자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차량을 우선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차 가격 방어와 상태 좋은 매물을 인증해서 판매하겠다는 것이 사업 취지인 만큼 현대차그룹의 매물은 출고 5년 이내, 10km 이하 차량에 대한 품질테스트를 거쳐 매입된다. 추가적으로 중고차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도 함께 오픈할 예정이다.
시장엔 새 바람, 기대와 우려 공존
한 전문가는 “현대차의 시장 진입은 소비자 측면에서나 현대차의 브랜드 전략에서나 기존 시장에나 어떤 면으로 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중고차 시장 파이도 두 배 이상 커질 수 있다”고 기대를 표했다.
소비자들 역시 중고차 시장에 팽배한 불신의 분위기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이다. 한 네티즌은 “그래도 현대차가 직접 파는 거라면 믿을 만 하지 않겠냐”는 의견을 남겼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소규모 업체 위주로 큰 위기감을 느끼는 모양새이다. 판매도 판매이지만 좋은 매물을 구하는 것 자체부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다면 업계에서는 양극화가 심화될 수 밖에 없다.
현대차그룹이 꺼내 든 상생 전략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입에 대한 우려를 현대차그룹은 ‘상생 전략’으로 돌파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중고차 시장 점유율은 각각 2024년까지 2.9%, 2025년까지 4.1% 및 2024년까지 2.1%, 2025년까지 2.9%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한 인증 중고차 대상 이외의 물량은 기존 중고차 업계에 제공하고, 중고차 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교육 지원 등의 계획을 밝히며 상생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국내 완성차 제조사 중 최초로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는 현대차그룹. 대표적인 ‘레몬 시장’으로 불리는 중고차 시장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