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전기차 캐즘’
토요타도 칼 뽑아 들었다
전기차 생산 시기 재검토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사인 토요타. 이들이 북미에서 전기차 생산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토요타는 북미 전기차 공장에서의 생산 개시 시기를 당초 2025년에서 2026년 상반기로 연기했다고 전했다. 또한 북미 현지에서 생산하는 차종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인 북미에서 전기차 판매가 ‘거북이걸음‘을 보이자, 전략을 바꾸는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보도된 내용을 살펴보면 토요타는 이러한 사실을 최근 부품업체에 통보했다. 일본 자동차 제조사 가운데 북미에서 전기차 생산 계획 재검토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형 전기 SUV 생산
기존 계획보다 연기
토요타는 미국 남부 켄터키주 자사 공장에서 신형 3열 시트 전기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의 생산 시기를 기존에 세웠던 계획보다 몇 달 늦추기로 결정했다. 켄터키주 공장은 토요타가 지난 2월 한화 약 1조 7,300억 원에 이르는 13억 달러를 투자해 건립한 북미 최초의 자사 전기차 공장이다.
토요타 측은 연기한 이유를 차량 품질을 높이기 위해 전기차 설계를 변경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생산 개시 시기를 다시 한번 신중하게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더해 북미 현지에서 생산하기로 했던 차종의 일부를 일본에서 생산해 수출한다는 결정도 전했다.
미국 공장은 멈추고
우선 일본에서 생산
대표적으로 2030년까지 북미에서 제조할 예정이었던 자사 고급 브랜드 ‘렉서스’의 신형 SUV 전기차 생산을 중단하고 일본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앞서 지난 8월 토요타는 2026년에 150만 대로 계획했던 전기차 세계 판매량을 100만 대 정도로 축소한다는 방침을 부품업체에 전달한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북미 생산 재검토도 이러한 발표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전기차는 탈탄소화를 추진하기 위한 중요한 카드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의 자동차 제조사가 보급을 서두르고 있는 추세지만, 최근 전 세계에 불어닥친 ‘전기차 캐즘’에 수요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기차 시장 성장 더뎌
아직은 관망 중인 일본
지난 9월 중순 시점에 뉴욕 시내의 토요타 매장에서는 전기차가 기존 가격보다 무려 40%나 싸게 팔리는 등 전기차 판매 둔화에 따른 영향이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 글로벌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2022년에는 2021년 대비 58%나 증가했지만 2024년에는 9%에 불과할 것으로 보았다.
토요타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약 10만 대, 올해 7월까지는 8만 대에 그쳤다. 다만 토요타는 앞으로도 전기차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등 정책 자체를 바꾸지 않는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기차 시장에서 뒤늦게 출발한 일본차지만, 시장이 둔화하며 유예를 얻은 모양새다. 이에 따라 중국 업체들에 대응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플랜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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