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전기차 화재’의 위험성 때문일 것이다. 테슬라. 현대자동차, 폭스바겐, 아우디 등 국내 외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전기차 브랜드에서 화재 사례가 드물지 않게 발견된다.
이 때문에, 많은 전기차 차주들은 ‘전기차 전용 소화기’ 구입을 고민하게 된다. ‘전기차 전용 소화기’는 국내 대형 포털사이트 기준 저렴하게는 몇 만원 대에서 비싸게는 몇 백만원에 이르는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다소 터무니없어 보이는 가격에도, ‘안전’을 위한 투자를 고민하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 과연 효과는 있는 것일까?
‘전기차 화재’의 원인 및 위험성
‘전기차 화재’의 경우, 대부분 리튬이온 배터리가 원인이 된다. 배터리 내부에서 결함이 발생하여 열이 급속도로 오르는 이른바 ‘열폭주’ 현상을 시작으로, 전해액이 끓어 가스로 변화해 배터리 전체가 부풀어 올라 폭발 및 화재를 발생시킨다.
이러한 전기차 화재가 무서운 점은 정확한 화재 요인을 알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통계적으로, 배터리 결함으로 인한 화재의 요인은 ‘전기적 요인 약 60%, 기계적 요인 15%, 교통사고 및 부주의 10% 등’으로 알려져 있으나, 국토교통부에서도 확실한 원인을 특정하기 쉽지 않다는 입장을 발표한 적이 있다.
또한, 막대한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소화기로 온도를 낮추기 어려워 사실상 초기 대응도 불가능하다. 일반적으로 화재 진압에 사용되는 ‘물’ 역시 발화지점에 직접적으로 물이 닿아야 하는데, 전기차와 배터리의 구조상 이가 어렵다. 이런 이유로 ‘전기차 화재’의 경우 일반 내연차 화재를 진화하는데 소요되는 물의 100배 이상이 필요하다.
전기차 전용 소화기 실험 결과 그 효과는?
이러한 전기차 화재의 특수성을 고려했다며 광고하는 ‘전기차 전용 소화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 판매업체는 ‘액체형 소화액이 배터리 사이로 침투하여 열을 식히며 화재를 잡는다’며 실제 전기차 배터리를 이용한 화재를 진압하는 듯한 영상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전기차 전용 소화기’의 효과성은 여전히 의문이다. 한 유명 자동차 유튜버는 시중에서 약 20만원에 ‘전기차 전용 소화기’로 판매 중인 금속 화재용 D급 소화기로 실험을 진행했다. 초기 진압 시 효과가 있는 듯 했으나, 화재 진압을 종료한 뒤 불과 1분 만에 재점화가 이루어졌다.
실제 배터리 팩의 절반도 되지 않는 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의 열을 낮추지 못했고, 그 결과 금새 2차 점화로 이어졌다. 또한, 분사 시 발생하는 바람의 영향으로 오히려 불을 키우는 듯한 모습이 나타나 충격을 줬다. 소비자의 안전을 위한 욕구를 겨냥한 효과성이 입증되지 않은 제품들의 구매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바람직한 전기차 화재 대응 방법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발생 즉시 멀리 달아날 것을 강조한다. 소방서 내 전기차 화재 진압 매뉴얼 역시 ‘15미터 가량 떨어져서 대응하라’는 내용을 강조하고 있다.
한 소방대원은 “전기차 화재는 통상 질식소화포를 넢어 산소를 차단하거나, 전기차를 통째로 수조에 침수 시키는 방식으로 진화한다”며, “절대 직접 불을 끄려고 하지 말고, 일단 대피한 뒤 소방서에 신고할 때 전기차라는 사실을 알려주면 큰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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