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음주 단속 도주 사고
다쳤지만 제대로 조치 못 받아
경찰 대처에 비난 쏟아졌다
잊을 만하면 전해지는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 소식들. 억울한 피해자가 계속 생겨나고 엄벌을 요구하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지만 오래도록 마땅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상황이다. 심지어 요즘은 음주운전 사고를 낸 후 음주 사실을 덮고자 현장에서 도주 후 술을 마시는 ‘술타기’ 수법도 유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를 시도하려던 것인지 음주운전 단속 현장을 벗어나려다가 사고를 낸 사례가 전해졌다. 사고를 낸 차량도 문제지만 이에 대한 경찰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사실이 피해자를 통해 알려지며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해당 피해자는 사고를 당했음에도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했고, 심지어 가해자로 잠시나마 의심받았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음주 단속 현장에서 도주
후진으로 역주행까지 시도
10월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음주 측정 도주 중인 차량과 뺑소니 났습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첨부된 영상에 따르면 작성자 A씨는 9월 24일 자정 즈음 시내 도로 2차로에서 주행하다가 아찔한 상황에 처했다. 전방에서 경차 한 대가 A씨 방향으로 빠르게 후진해 온 것이었다. 가까스로 충돌을 피한 A씨 차량 옆으로는 경광봉을 든 경찰이 문제의 차량을 뒤쫓으며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암시했다.
상황이 발생한 장소로부터 불과 몇십 미터 뒤에서는 음주운전 단속이 진행되고 있었다. 정황상 이상 행동을 보인 경차 운전자는 음주 단속을 피하고자 도주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A씨가 1차 위기를 넘긴 후 경차 운전자는 좌우로 계속 방향을 바꾸며 위험한 후진을 이어갔다. 뒤따르던 다른 정상 주행 차량에 가로막히자 경차는 다시 전진으로 전환해 도주를 이어갔다.
사고 피해자에 교통 정리 요구
도주 운전자로 잠시 착각하기도
경찰차 한 대가 도주로를 차단하고자 A씨 차량 옆으로 다가와 멈춰서자 문제의 차량은 급히 방향을 바꿨고, 결국 A씨 차량을 추돌했다. 사고를 낸 차량은 멈추지 않고 현장에서 벗어났다. 이에 현장에 있던 경찰 대부분이 도주 차량을 추격하러 갔고 단 한 명이 사고 현장에 남게 됐다. 해당 경찰관은 고통을 호소하는 A씨의 상태를 확인하거나 구호 조치하기는커녕 경광봉을 쥐여주며 교통 정리를 부탁했다. 사고 현장에 스프레이 페인트를 뿌려야 한다는 이유였다.
얼마 뒤 경찰관은 뒤늦게 A씨에게 구급차를 불러줄지 물어봤고 A씨는 “그렇게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답한 후 기다렸다. 이후 현장을 조사하러 나온 경찰관들은 A씨를 음주 측정 거부 후 도주한 운전자로 착각하고 “이 사람들이냐”며 물었다고 한다. 이 경찰관들도 A씨의 상태를 물어보지는 않았으며, 인적 사항 조사 후 음주 측정을 진행했다.
구급차 부른 줄 알았는데..
고통 속에서 30분 넘게 대기
더욱 황당한 건 A씨에게 구급차를 불러줄지 물어본 경찰관의 일 처리였다. A씨는 현장에 도착한 보험사 직원과 대화 중 해당 경찰관이 구급차를 부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결국 보험사 직원이 이를 전달한 후에야 구급차를 불렀고, A씨는 고통 속에서 30~40분을 기다려야 했다. A씨는 글을 통해 “갑자기 후진하며 들어온 차량에 당황한 상태였고 사고 직전 차선 하나는 통제 중이었다”며 “도로에서 경찰관이 뛰어다니고 경찰차가 역주행으로 오는데 내가 어떻게 했어야 했냐”며 울분을 토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사고 낸 음주운전자한테는 절대 합의해 주지 말고 구상권 청구해야 한다”. “경찰이 일을 진짜 못 하네”. “도주자보다 사상자가 우선인데 설마 몰랐던 건가”. “왜 피해자한테 음주 측정을 하냐”. “다친 사람한테 교통 정리를 하라고?”. “운이 너무 없었다” 등의 반응을 남기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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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ㅅㅂ 이런일이 계속 생겨도 법이나 제도 하나라도 안 바꾸는 우리정부 ㄹㅈㄷ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