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도로 교통 안전국(이하 ‘NHTSA’)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소프트웨어 내에 숨겨진 이른바 ‘일론 모드’ 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한 해커가 발견한 이 비밀 모드는 일반적인 오토파일럿 모드와는 달리 운전자에게 운전대를 다시 잡으라는 경고 메시지를 비활성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의 비밀? ‘일론 모드’ 발견
해당 모드는 테슬라 소프트웨어 해커인 트위터 사용자 그린디온리(@GreenTheOnly)가 발견했다. 그린디온리는 스스로 600마일(약 965km)을 주행하며 운전대에 손을 대지 않는 테스트를 직접 진행했다. 실험 주행을 하는 동안 차량 내 경고 및 감시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그린디온리는 이를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의 이름을 따 ‘일론 모드’라고 명명했다.
‘일론 모드’가 문제가 되는 이유
일론 모드가 논란이 되고 있는 이유는 현재 오토파일럿이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에 불과한 ‘레벨 2 자율주행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레벨 2의 경우, 자율 주행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보조 기능에 불과하고 운행 책임은 여전히 시스템이 아닌 운전자에게 있다. 따라서, 운전자는 운전대에 손을 얹고 항상 전방을 주시해야 한다. 일론 모드는 이를 감시하기 위한 경고 메시지 등의 안전 장치를 사용자 임의로 해제할 수 있어 도로 안전에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NHTSA도 ‘일론 모드’가 교통 안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제기했다. NHTSA 수석 법률 고문인 존 도날드슨은 “이 기능이 공개되었으므로 더 많은 운전자가 일론 모드를 활성화하려 시도할 수 있다”라며 “안전 장치를 임의로 비활성화하면 자율주행 시 부주의로 인한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걱정을 표했다.
‘일론 모드’, 벌금 최대 ‘1700억원’까지 가능하다
NHTSA는 ‘일론 모드’가 공개되자 지난 7월 말 테슬라에 특별 명령을 내려 8월 말까지 관련 자료를 모두 제출할 것을 요구했으며,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를 할 것임을 예고했다.
테슬라는 기한 내 자료 제출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여전히 벌금 부과 가능성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테슬라의 해명이 불완전한 경우, 일일 최대 26,315달러(한화 약 35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예정이며, 가능한 최대 벌금은 1억 3,150만 달러(약 1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주행 기술이 나아가야 할 길
‘일론 모드’ 사태는 자율주행 기술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테슬라가 특별 명령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그리고 이러한 대응에 따라 미국 규제 당국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와는 별개로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과 운전자 책임 간의 균형과 관련하여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기술 발전을 적극적으로 도모하면서도 이에 따른 윤리적, 사회적 문제에 대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하며, 관련 규제와 정책이 미비된 것은 없는지 신중하게 되돌아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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