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에어컨 바람보다 바깥 바람을 쐬기 위해 창문을 열고 주행하는 차량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뒷좌석 창문을 개방할 경우, 대다수의 차량에서는 강력한 창문 떨림과 함께 북 소리와 같은 소음이 발생하는 현상 때문에 운전자와 동승자의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EV9 창문 떨림으로 ‘리콜’ 논란까지
가장 최근 ‘이 현상’으로 논란이 되었던 대표적인 차로는 ‘EV9’을 꼽을 수 있다. 비교적 최근 출시된 EV9의 경우, 조수석 뒤 창문을 끝까지 열고 운전석의 창문을 20% 정도 연 상태에서 시속 90km 이상 고속 주행을 했을 때 심각한 떨림 현상이 나타나 문제가 됐다.
기아에서도 자체적으로 테스트해 본 결과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고 직접 확인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현상은 “차체가 비슷하게 생긴 거의 대부분의 SUV에서도 떨림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밝혔다.
여기에 더해 이런 현상을 재현하면서 장시간 테스트를 해봤지만 EV9의 유리는 단 한 차례도 파손되지 않았고 과거에도 그러한 파손 기록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현상의 이름은 ‘윈드 버펫팅’
이처럼, 창문을 열고 고속주행을 하는 등 특정 조건하에서 자동차나 헬기 등에서 강력한 진동과 소음이 발생하는 것을 ‘윈드 버펫팅(Wind Buffeting)’ 현상이라고 한다.
윈드 버펫팅이 발생하는 이유는 차량 외부와 내부의 공기 유속과 압력의 차이 때문이다. 그래서 창문을 열면 실내외 공기가 강하게 충돌하면서 공기의 회전력이 와류를 발생시키고 결국은 큰 소음까지 만들어내는 셈이다.
잘 만든 차일 수록 자주 발생하는 아이러니
이런 윈드 버펫팅 현상은 세단보다 내부 공간이 큰 SUV에서 발생하기 쉽고, 선루프를 열었을 때도 발생할 수 있다. 대신 윈드 버펫팅 발생 조건은 차량의 디자인이나 구조, 창문의 크기 등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일반화는 쉽지 않다. 그러나 대다수의 차량들은 60km/h 이상의 속도라면 윈드 버펫팅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연구결과에 따르면, 낮은 공기저항계수 CD(우수한 공력 디자인), 높은 차폐력(우수한 차음 성능)을 가진 경우에 이 현상의 발생빈도가 높아졌다.
즉, ‘잘 만든 SUV’의 경우 윈드 버펫팅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조건이고 이 조건들을 조합하면 위에서 언급된 기아의 ‘EV9’이 연상된다.
해결 방법은 없나
해결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실내외 공기의 압력차가 주원인이기 때문에 앞뒤 창문을 대각선으로 함께 열거나, 선루프를 개방하면 된다. 또한 창문 전체를 내릴 필요 없이 조금만 내려도 이 현상은 급격히 줄어들고, 실내를 더 빠르고 쾌적한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
비가 내리는 날에는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외기 순환 모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게 좋다. 외기 순환 모드를 사용하면 실내 공기가 지속적으로 쾌적하게 유지되고, 공기 청정 모드와 함께 사용하면 비교적 오랫동안 쾌적한 환경 유지에 도움이 된다.
해외에서는 창문 아래 모서리 쪽에 와류가 생기는 방향을 틀어줌으로써 이러한 현상의 발생을 방지하는 악세서리가 판매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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